해외 트래킹기

일본 남알프스 종주 트레킹 Day1,2

통영사람 이수영 2018. 8. 25. 09:29

일본 남알프스 종주 트레킹

2018.8.16~2018.8.20 (4박 5일) 혜초여행사

 

 

Day1-8월 16일(목)

Day2-8월 17일(금)

(인천~나고야~아시야스온천~히로가와라~시라네고이케산장~가타노산장~기타다케~기타다케산장)

 

-4박 5일 일정-
*제1일(목) 인천공항-나고야공항-아시야스온천(1박)
*제2일(금) 아시야스온천-히로가와라-시라네고이케산장-가타노산장-기타다케-기타다케산장(2박)
*제3일(토) 기타다케산장-나카시라네산-아이노다케-노토리산장-니시노토리다케-노토리다케-다이몽자와산장(3박)
*제4일(일) 다이몽자와산장-나라타발전소-나라타온천-나고야(4박)
*제5일(월) 나고야-나고야공항-인천공항

 

이번 여행의 간략도 (나고야에서 시계방향으로 원점회귀)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공항에서 야마나시현 아시야스온천까지의 이동궤적

 

일본 나고야 중부국제공항에 도착한 KE741기

 

이번 일본 남알프스 여정은 솔로다. (아내가 이젠 힘들고 빡센 트레킹은 싫어하기에) 인천공항 미팅 시간이 8시라 늘 하던 대로 심야 리무진 버스를 타고가기로 했는데 시간이 어정쩡해서 (자칫 자면 안 되기에) 너무 일찍 시외버스 주차장으로 가는 바람에 아무도 없는 (노숙자인지 웬 아줌마 홀로 의자에서 자고 있음) 주차장에서 근 50여분을 기다린 끝에 2시 35분. 인천공항행 버스에 탑승했다. 인천공항까진 5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지만 심야라 그런지 7시 30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10시 20분에 탑승했지만 11시에 이륙한 KE741기는 2-4-2 형식의 중형 비행기로 나는 복도열 맨 우측에 착석했다. 11시 23분. 기내식을 주는데 빵 두 개와 파인애플조각 요플레 우유가 전부다. 나고야에 도착하면 점심을 준다기에 빵은 하나만 먹었다. 음료는 오렌지주스와 커피 한 잔 마셨는데 커피는 맛 디게 없다. 12시 27분. 일본 나고야 중부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오룩스맵을 가동시켜 보니 인천공항처럼 섬에 있는 공항이다.

 

공항수속은 비교적 간단했는데 내 여권을 보더니 올해 일본을 몇 번 방문했는지 물어 두 번 (4월, 8월) 방문했다고 하니 웃으며 패스시켜준다. 13시 18분. 27인승 미니버스에 탑승한 후 본격 투어에 들어간다. (김태우 가이드 녹차 한 병씩 돌림) 예전엔 되도록이면 버스 앞좌석에 타려고 했지만 이젠 뒷좌석이 상석이라는 것을 알아 맨 뒷좌석에 앉았다. 공항에서 나고야 시내로 들어오는 바다풍경이 아름다워 사진을 찍으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그런데 날씨는 분명 맑은 것 같은데 하늘엔 먹구름이 많아 분위기가 좀 야릇하다.

 

'마루아' 식당의 중식

 

13시 30분. 공항에서 버스로 12분 거리에 있는 마루아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아까 비행기에서 기내식을 먹어 배가 불러 못 먹을 줄 알았는데 막상 먹으니 술술 들어갔다. 오도리 튀김도 맛있고 회도 맛있었다. 다만 된장국은 약간의 특유한 향이 나서 다 못 먹었지만 나머진 싹 비웠다. 이곳에서 이번 여정의 총인원이 12명이며 그중 7명이 평택 단체이고 5명은 개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달리는 버스 차창에서 찍은 사진

 

14시 8분. 버스는 아시야스 온천장으로 향해 출발했는데 하늘에 구름이 많더니 기어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다. 비올 확률이 낮았는데..

 

'아지휴게소' 에 도착한 미니버스

 

15시 56분~16시 11분까지 약 15분간 아지휴게소에서 쉬었다 갔다.

 

아지휴게소를 지나자 날씨가 점점 나빠져 사위가 어두워지더니 세찬 비가 내렸다. 그러자 가이드 김태우는 용감한 두 일본여성 산악인의 일본 북알프스 비디오를 틀어주었다. 비디오를 보니 일반적인 코스가 아니고 더 빡세고 험난한 코스였다. 마치 지리산 비지정코스 처럼.

 

두 번째로 들린 타츠노 휴게소

 

아지휴게소를 출발한지 불과 45분 밖에 되지 않은 곳인데 왜 이곳에 버스를 세웠는지 알 수 없다. (내릴 필요가 없어 안 내렸는데 다른 분들은 내렸다.) 이 휴게소를 지나니 고속도로는 우측으로 꺾이고 바다처럼 넓은 호수가 보이고 호수너머로 도시가 보였다. 구글맵으로 검색하니 스와호와 오카야 시였다. 북진하던 버스는 이젠 동남으로 달렸고 아시야스 온천 가기 전 마트에 우리를 내려다 주었다. (마트에서 생필품을 사라고 함)

 

아시야스 온천 가기 전 들린 마트 (비가 내리고 있다)

 

가이드 김태우는 장을 보라고 했지만 장 볼 것이 없어 한참을 둘러보다가 맥주 2캔과 안주 하나를 샀다. 저녁 먹고 일찌감치 자고 내일 아침 일찍 산타야 하는데 왜 마트에서 장을 보라고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암튼 속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이곳 마트에서 40분간 머물다가 아시야스 온천으로 향했다.

 

아시야스 온천의 '이와조' 노칸은 마트에서 버스로 20분 거리에 있었다. 본관과 별관으로 되어 있고 별관 107호실에 이근하님과 룸메이트를 하게 되었다. 충주에서 오신 이근하님은 올해 정년 퇴직하시는 국어 선생님으로 나이는 나랑 비슷한 63세였다.

 

아시야스 온천 '이와조' 노칸의 카이세키 정식

 

스키야키(불고기) 정식인데 언제나 그렇듯 일본 음식은 나와 궁합이 맞는다. 아사히 맥주는 가이드가 쏜 것인지 식사에 포함인지 몰라도 다섯 병이 나왔다.

 

아시야스온천 '이와조' 노칸 107호실 (찻방에서 촬영함)

 

107호실이지만 1층이 아닌 2층이다. 다다미로 이루어진 방은 그리 넓지도 좁지도 않았다. 벽장과 테이블, 텔레비젼, 냉장고, 금고 등이 있었고 차를 마실 수 있는 작은 찻방에 테이블과 의자 두 개가 있으며 복도를 따라 가면 화장실이 나온다. 이근하님은 왼쪽, 나는 오른쪽 이불이다.

 

석식 후 3일 동안 트레킹시 필요한 옷과 장비를 배낭에 넣으니 배낭이 한짐이다. 이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3일 동안 트레킹을 해야 하나.. 무릎이 안 좋은 아내, 안 따라 오길 잘했다. 107호실 바로 옆에 온천탕이 있었다. (야외 온천탕) 이근하님과 함께 온천욕을 마치고 오니 21시 13분. 텔레비젼에 나오는 일기예보(내일 부터는 맑음)을 들으니 비로소 안심이 된다.

 

22시에 잠자리에 들었으나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22시 30분 경 꿈나라로 들어갔다. (일본에서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숙면이었다.)

 

 

 

다음날 (8월 17일 금요일)

일본 남알프스 산행 코스 지도

 

둘째날 이동궤적

아시야스온천~히로가와라 산장 구간은 미니밴으로 이동함

 

둘째날 산행궤적

 

고도 1,550m의 히로가와라 산장에서 고도 3,193m 키타다케까지 고도 차 1,643m를 올려야 하는데 문제는 고소증상 때문에 힘들었다. 히로가와라 산장에서 시라네고이케 산장까지는 계속 된비알이었고 시라네고이케 산장에서 한숨을 돌린 후 다시 된비알이 이어지는데 전방대까지는 코재를 방불케 하는 된비알이 이어져 산객을 괴롭혔다. 

 

전망대를  지나면 탁 트이는 전망에 취해 발걸음이 자연히 가벼워 졌고 가타노 산장에서 카레라이스로 중식을 먹고 나서 고도차 190m의 마지막 피치를 올리면 키타다케(3,193m 일본 제2봉) 정상에 올라 설 수 있었다. 이후 키타다케 산장까지는 슬슬동풍 내림길이다.

 

아시야스 온천 지구의 '이와조' 노칸 (왼쪽 건물이 우리가 잤던 별관이고 오른쪽이 본관이다.)

 

3시 30분. 소피가 마려워 화장실에 갔다가 비데 내리느라 한동안 실랑이를 했다. 이근하님은 숨소리 한번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새색시 처럼 조용히 주무신다. 어젯밤 함께 잤는지 안 잤는지 모를정도다. 행여 내가 코를 곯지는 않았을까 염려된다. 이곳 이와조 노칸은 고도가 750m라 그런지 에어컨을 껐음에도 불구하고 서늘하다. (이불이 두꺼웠던 이유를 비로소 앎)

 

4시 2분. 기상하여 이근하님께 물어보니 어젯밤 내가 코를 좀 곯았다고 한다. 에구~ 이근하님은 온천탕에 목욕가시고 나는 방에 남아 면도하고 어영부영하니 4시 36분. 온천탕에 가셨던 이근하님이 돌아오시며 하시는 말씀이 다들 일찍 일어나서 움직인다고 한다.

 

5시. 아침 먹으러 식당으로 가니 삼각 김밥 3개와 삶은 계란, 소시지, 녹차 팩이 전부인데 삼각 김밥은 각각 속이 다르고 짭조름한 맛이고 삶은 계란도 맛이 가미되어 먹을만했지만 허접한 것은 사실이다. (소시지와 녹차 팩은 먹지 않고 나머진 산행을 위해 다 먹었다.) 아시야스 온천장에는 우리 팀 말고도 많은 한국인 등산객들이 보였다.

 

6시. 8인승 미니밴을 타고 이와조 노칸을 떠나 히로가와라 산장으로 향했다. 긴 터널을 세 개나 통과할 정도로 험한 길인데 미니밴 두 대가 겨우 교차할 정도로 좁았다. 옛날 이 길이 없었을 땐 어떻게 남알프스 들머리까지 갔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길이 좁고 험했다. 운전하시는 기사님 역시 척 봐도 70대 중후반으로 연세가 많아 보였다. 

 

일본 남알프스 산행 들머리 히로가와라 인포메이션 센터 (고도 1,550m)

 

이와조 노칸에서 들머리 히로가와라 산장까지는 미니밴으로 45분 쯤 걸렸는데 미니밴을 타고 오면서 본 남알프스 산괴는 웅장함 그 자체였다. 이곳에 오니 고도가 높아서인지 매우 쌀쌀하다.

 

이번 일본 남알프스 트레킹을 함께 할 대원들

 

좌로부터 김기원님, 이근하님, 본인, 박명철님, (주태수님), (홍태병님), (이용규님), (신연석님) 앞줄 (이순희님), (김명순님), (이미수님) ( )은 평택 맥산악회 회원 일곱명이고 나머진 개인 인데 지금 한 분이 빠졌다. (양민목님이 빠짐)

 

7시 산행시작이다. 저 바리케이트를 넘어가면 산행안내도가 보이고 산행안내도에서 좌측 계곡쪽으로 난 출렁다리를 건너면 된다. 출렁다리에서 바라보면 북악(키타다케)가 보이는데 가까워 보이지만 7시간 30분을 올라가야 만날 수 있었다. 출렁다리를 건너자마자 바로 능선으로 연결되었다.

 

뒤돌아본 히로가와라 산장

 

능선 오름길은 된비알로 다소 힘들었는데 속도를 천천히 하니 걸을만 했다. 힘들게 올라 가는데 한무리의 등산객들이 내려오면서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하며 인사를 건네 물으니 연수차 한국에 왔던 외국인들인데 우리 보다 하루 일찍 등산을 했던 모양이다. 어제 날씨가 나빠 우중산행을 하다가 키타다케 등정을 포기하고 지금 하산하는 중이라 했다. (우린 운이 좋았다.) 8시. 고도 1,850m 지점에서 1차 휴식을 했다. (산행 후 1시간 경과한 지점)

 

이어지는 된비알 능선 오름길

 

8시 42분. 고도 2,117m 지점에서 두 번째 휴식을 취했다. 조망이 없는 능선 오름길이라 사진 찍을 것도 없었다. 다들 잘 오른데 김명순님이 먹은 것이 잘못되었는지 초반은 좀 고전하더니 소화제를 먹고 나서는 잘 올랐다. 여인인데도 배낭을 보니 내 배낭보다 무겁고 커 보였다.

 

시라네고이케 산장 (고도 2,220m)

 

9시 22분. 시라네고이케 산장에 오니 많은 사람들이 보이는데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일본인 등산객이 보여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판단다. (그리고 보니 아이스크림 모형이 보인다.) 휴식 시간을 이용 화장실에 들렀는데 산장 화장실 치고는 매우 깨끗했다. 이곳에서 수통에 물을 가득 채웠다. 이곳에서 약 23분 머물다가 다시 출발한다.

 

시라네고이케 산장에서 본 건너편 산 (봉황산)

 

시라네고이케 산장에서 바라본 키타다케 (매우 가까워 보이지만 앞으로 5시간은 올라야 한다.)

 

시라네고이케 호수를 지나 야생화가 만발하게 피어있는 꽃길로 향한다.

 

산형과 식물과 참취류로 보이는 노란색 야생화 꽃길이 이어지는 초반 오름길

 

모두들 이곳에서 인물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다. 아내와 함께 왔더라면 라는 생각이 절로 난다.

 

 

호수는 점점 멀어지고 자연히 고도도 올라갔다. 야생화를 눈으로만 보고 올라가기도 처음이다. 아마도 힘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짙은 보랏빛의 투구꽃이 참 예뻤지만 데리고 갈 여유가 없었다. 이 와중에 고전하는 두 분이 계셨는데 두 분 다 고소 증상 때문에 고전하는 듯 싶었다.

 

나 역시 힘이 빠지고 힘들었지만 양민목님이 부르는 '걱정 말아요 그대' 라는 노래를 들으니 다소 위안이 되었다. 이렇게 힘든 구간에 노래까지 부르는 양민목님의 체력이 부러웠다. 난 숨쉬기도 힘들었는데 말이다.

 

고도 2,600m 지점에서 바라본 녹지 않은 눈, 이 지점에서 15분 휴식을 취하고

 

고 2,700m 지점에서 다시 쉬었다 간다. 이제는 수목 한계점을 넘어서인지 키 큰 나무는 사라지고 키 낮은 나무만 보인다. 시라네고이케 산장에서 고도 1,000m를 치고 오른 만큼 모두들 지친 기색이 역력하지만 다시 오름길이 기다린다.

 

삼거리 이정표, 좌측에서 올라오는 길이 있나 보다. 우린 우측에서 올라왔다.

 

저기 오른쪽 끝이 조망이 터지는 전망대다. (고도 2,850m)

 

전망대에 올라서니 북쪽으로는 노코기리다케, 가이코마다케(일본 백명산)이 보이고

 

동쪽으로는 봉황산(일본 백명산)과 후지산이 보인다. 후지산이 이렇게 가까이 있을 줄 미처 몰랐다. 후지산은 산행 내내 그 모습을 보여 주었고 나중에 다이몽자와 산장까지 따라와 우리를 격려해 주었다.

 

전망대 (고도 2,850m)에서 바라본 노코기리다케~가이코마다케~봉황산~후지산 파노라마이다. 이곳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봉황산과 얼추 그 높이가 같아 보인다.

 

전망대 지나 오름길에서 바라본 센조가다케 (일본  백명산에 속함) 센조가다케 역시 산행 내내 따라 다녔다.

 

센조가다케~노코기리다케~가이코마다케

 

이어지는 오름길

 

이번 산행을 함께 했던 평택 맥산악회 회원님들의 칼라풀한 의상이 멋지다.

 

뒤돌아본 전망대

 

13시 2분. 산행시작 6시간 2분 만에 가타노 산장에 도착했다. (고도 3,000m)

 

가타노 산장에서 보이는 후지산

 

일본의 산장 옆에는 이렇게 텐트를 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무거운 박짐을 지고 가는 일본인 산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가타노 산장으로 들어갔다.

 

가타노 산장의 카레라이스

 

일본 돈으로 천엔 (한국돈 만원 남짓) 이란다. 맛은 먹을만 했지만 고소 증상이 오는지 아까부터 뒷골이 쑤시고 아파 따뜻한 차를 서너 잔이나 마셨다. 평택의 술꾼들과 양사장님은 고소 증상도 안 오는지 소맥을 마시는데 대단들 하다. 가타노 산장에서 중식을 먹으며 약 43분 정도 머물다가 키타다케로 향한다. 

 

가타노 산장을 뒤로 하고 다시 마지막 피치를 올린다.

 

숨도 가프고 뒷골도 쑤셔오고 이젠 손가락 마저 찌릿찌릿한 것을 보면 틀림없는 고소 증상이다.

 

뒤따라 올라오는 박명철님 (산본에서 오신 의사)

 

키타다케 오름길에서 바라본 키타다케 산장 

 

드디어 일본 제2위 봉인 키타다케(3,193m) 정상이 보인다.

 

14시 35분. 키타다케(3,193m) 정상에서 단체 사진을 찰영한다. (촬영: 가이드 김태우) 아까 오름길에서 고전하던 박명철(의사)님은 빠졌다. (아직까지 도착하지 못함.)

 

촬영: 가이드 김태우

 

키타다케 정상에서 바라본 후지산

 

키타다케 정상에서 바라본 봉황산, 이제는 봉황산이 키타다케에게 고개를 숙였다.

 

키타다케 정상에서 내려다본 시라네고이케 호수 (네모안) 약 13분 정도 키타다케 정상에서 머물다가 다시 키타다케 산장으로 향했다.

 

슬슬동풍 하산길

 

뒤돌아본 키타다케

 

뒤돌아본 키타다케, 다시 올라가라고 하면 이젠 죽어도 못 올라가겠다.

 

왼쪽 뒷봉우리가 키타다케

 

텐트의 호위 속에 후지산을 바라보고 있는 키타다케 산장 (고도 2,900m)

 

일본의 텐트촌을 보니 참으로 부러웠다. 이렇게 하면 텐트족들의 안전도 보장될 것이고 산장도 수입을 올리게 될 것인데 우리나라 산장 옆에는 텐트를 못 치게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후지산을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효과를 톡톡히 하고 있는 텐트촌이다.

 

15시 57분. 키타다케 산장 매점

 

산장에 입실하면 제일 먼저 비닐봉지에 등산화를 담아야 한다. 그리고 이곳엔 샤워시설이 없으므로 물휴지로 몸을 닦아야 했다. 물휴지로 몸을 닦는데 자꾸만 뒷골이 쑤셔왔다. 고소다. 얼른 몸을 닦고 따뜻한 오리털 조끼로 갈아입으니 조금은 나은 듯 했다.

 

키타다케 산장 내부는 2층으로 되어 있었는데 우리는 1층에 입실했다. 처음엔 등산객이 많아 이불 하나당 두 사람이 자야 한다고 해서 난감했는데 나중에 기쁜소식이라며 혜초 직원(다른 팀)이 한 명씩 자도 된다고 했다. 보시다시피 다다미로 되어있고 남녀가 혼숙하는 구조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아무렇지 않았다.

 

키타다케 산장에서 바라본 키타다케 (왼쪽 봉우리)

 

구름이 피어 오르더니

 

무지게가 생겨났다. 난생 처음 보는 진귀한 장면이다.

 

키타다케 산장 출입구 (문이 미닫이로 되어 있다) 저렇게 반바지에 레깅스를 착용한 사람들은 일본인 등산객이다.

 

키타다케 산장의 석식 (18:20~18:40)

 

고도 2,900m 지점에서 먹는 식사치고는 양질의 식사였고 맛도 좋았다. 이곳에서 1박 2식 하는데 우리 돈으로 일십만원 정도 한다고 한다. 또한 이곳엔 양치질도 안 된다고 들었는데 치약 양치질도 가능했다. 석식 후 후지산의 일몰을 보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후지산의 일몰

 

오리저널 일몰을 보려면 능선 위로 올라가야 했는데 귀차니즘 때문에 그냥 산장으로 들어갔다. 지금 생각하니 후회스럽다. 산장으로 돌아가 자리를 펴니 19시. 별 할일도 없는데 많은 인원들이 혼숙을 하니 피난민 촌이 따로 없다.

 

20시 자연 소등인데 아까부터 코고는 소리 때문에 신경이 곧추세워지는데 결국 '키타다케 산장의 잠 못 이루는 밤' 이 이어졌다. ㅠㅠ 귀마개도 소용없고 거꾸로 몸을 돌려도 소용없고

 

아~~~~ 이 무신 개고생이라는 말인가!

 

 

 

1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