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트래킹기

이탈리아 돌로미테 Alta Via No.1 트레킹 Day6

통영사람 이수영 2016. 8. 26. 09:43

친퀘토리 풍경

 

 

 

 

 

이탈리아 돌로미테

Alta Via No.1 트레킹

2016.7.23~2016.8.1 (10박 11일) 신발끈

 

 

Day-6 7월 28일(목)

(라가주오이산장~파소자우산장)

 

-10박 11일 일정-
*제1일(금)-인천공항에서 탑승 수속(1박)

*제2일(토)-인천-아부다비-로마-베니스-코르티나(2박)
*제3일(일)-코르티나-트리치메-코르티나(3박)
*제4일(월)-코르티나-브라이에스-포다라산장(4박)
*제5일(화)-포다라산장-페데루산장(5박)
*제6일(수)-페데루산장-라가주오이산장(6박)
*제7일(목)-라가주오이산장-파소자우산장(7박)
*제8일(금)-파소자우산장-말가페데라산장(8박)
*제9일(토)-말가페데라산장-베니스(9박)
*제10일(일)-베니스-인천공항(10박)
*제11일(월)-인천공항 도착

 

알타비아 No.1 (AV1)

돌로미테의 수많은 트레킹 코스중에서도 아름다운 풍광으로 전 세계 트레커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알타비아 NO.1(돌로미테 하이루트)은 돌로미테 최고봉 마르몰라다봉(3,344m)를 비롯하여 셀라, 펠모 등의유명한 첨봉의 절경을 감상하는 140km의 코스이다.

산장(Rifugio)

돌로미테의 산장은 숙박과 식사가 가능하다. 트레킹 코스를 따라 반나절 간격으로 있는 편이다. 산장에서는 이탈리아어와 함께 독일어를 사용한다. 개인적으로 트레킹을 할 계획이라면 반드시 예약해야 한다.

 

오늘은 Forecella Lagazoui 아래의 트래바스를 걷는 일정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라가주오이에서 약 1시간가량 하산 길이 시작 됩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숲속에서부터 매력적인 Torri 지역과 Civetta del Sole, Marmolada를 향하는 오르막길을 걷습니다. 오후에는 452번 길을 이용하여 오늘 일정의 최종 목적지인 Passo Giau 산장으로 향하고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위 글은 신발끈에서 제시한 트레킹 계획서입니다. 하지만 실제는 이렇게 진행 되지 않았습니다. 친퀘토리까지는 맞지만 이후는 달랐습니다. 452번 길은 우리가 걸었던 443번 길과는 구젤라산을 중심으로 좌우로 반대편 길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못 들은 것 같은데 이 사실을 카톡에 알리니 마르코가 사전에 좀 편한 길을 가겠다고 말했답니다. ^^;

 

그런데 우리가 걸었던 443번 길이 452번 길 보다 더 좋았다고 합니다. 룸메이트 윤현님은 다음날 아침 452번 길을 걸어 Averau산장~439번으로 누볼라우산장까지 오른 후 다시 438번으로 내려와 443번 길로 합류하여 내려왔는데 452번 길은 스키슬로프 옆을 걷는 평범한 산 및 밸리였다고 합니다.

 

아침 6시. 라가주오이정상에서 바라본 라가주오이산장

 

어젯밤 2시경 장선생님 화장실 간다고 일어났고 4시 경에는 옆자리에서 자는 김흥구님의 코골이와 잠꼬대 때문에 귀마개를 하며 자다가 잠에서 깨어나니 5시 20분, 이미 바깥은 훤한데 구름이 내려앉아 일출 보기는 글렀습니다. 해서 꿩 대신 닭이라도 찍으려고 라가주오이정상으로 슬리퍼를 신고 올랐습니다. 지하실에 있는 신발 꺼내기 싫어 슬리퍼를 신고 올랐는데 괜찮더군요.

 

당시에는 몰랐는데 라가주오이산장 너머로 보이는 침봉이 크로다 다 라고 (Croda da Lago 2,701m) 로군요. 그 앞에 성벽처럼 보이는 산은 포르민(M. Formin 2,657m)이고요. 그리고 구름에 덮인 높은 산은 펠모(Monte. Pelmo 3,168m) 입니다. 오른쪽 가까이 보이는 검은 봉우리는 오늘 우리가 가야할 친퀘토리(Cinque Torri 2,361m)이고 그너머로 구셀라(Ra Gusela 2,595m)와 누볼라우(Nuvolau 2,575m)로 동정합니다.

 

라가주오이산장에서 내려다본 친퀘토리 - 훔쳐온 줌 사진입니다.

 

라가주오이정상에는 십자가상이 있습니다. 먼저 나오신 권선생님과 임선생이 보입니다. 두 분의 사진을 찍어드리고 뒤늦게 올라오신 김흥구님과 함석태님 사진도 찍어드렸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빗방울이 떨어져 잰걸음을 걸었습니다.

 

아침을 먹은 후 8시 37분. 출발 전에 단체촬영을 했습니다. 비가 내려 마르코가 우산을 받쳐 들고 촬영한 사진입니다.

 

운무가 늠실거리는 하산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내려가다가 잠시 걸음을 멈춘 곳은 제 1차 세계대전때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이탈리아 간의 최대 격전지였던 요새입니다.

 

이곳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요새이며 저 아래의 친퀘토리 지역은 이탈리아 병사들이 대치하고 있던 곳인데 이 초소에서 친퀘토리 지역으로 들어가는 모든 수송 및 상황을 장악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탈리아군은 2대의 곡사포(149G)와 75mm대포를 설치하고 오스트리아군에 대항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스트리아군은 이탈리아군의 공격 보다는 추위에 더 많이 얼어 죽었다고 합니다. 그들 중에는 나이 어린 병사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당시를 묘사한 글과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요새는 이렇게 아래가 훤하게 잘 보이는 곳에 있습니다. 케이블카 승강장인 파소 팔자레고가 내려다보입니다. 파소(Passo)는 고개라는 뜻입니다. 표고 2,105m 의 안부에 위치해 있는 팔자레고(Falzarego)고개는 매년 마라토나 들레 돌로미티(Maratona delle Dolomiti) 장거리 사이클링 대회가 열리는 곳입니다.

 

이 대회는 너무나 유명해서 12년 전 까지만 해도 전세계 수 만 명의 신청자들이 몰리던 대회 였다고 합니다. 이에 2004년 부터는 추첨으로 9,000명을 뽑아 참가자들을 제한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175km의 길이 7개의 고개를 오르내리며 달리는 30년 전통의 사이클링 대회 생각만 해도 숨이 차지만 사이클 선수들에게는 꿈의 대회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팀으로는 독일이 큰 두각을 나타냈고 개인별로는 이탈리아가 단연 독보적 이었다고 1988년 부터는 여성 사이클링 선수도 참여했는데 남자에 비해 약 1시간 정도 뒤지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는 7월 3일 대회가 열렸다고 합니다.

 

라가주오이 산장을 내려가는 일행들

 

Lagazuoi Grande 라는 산괴의 남쪽 끝자락을 넘어갑니다.

 

넘어가니 큰 바위산 하나 나타납니다. Tofana di Rozes(3,225m) 입니다.

 

뒤돌아본 라가주오이산장

 

돌로미티 지역은 옛부터 아주 평화로운 곳이었습니다.

 

첫 번째 갈림길 이정표

 

사람들은 양과 젖소를 키우며 우유를 짜고 치즈를 만들었습니다. 돌로미테 지역의 특산 양은 귀가 길고 회색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한 세르비아 청년이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를 암살하면서

 

두 번째 갈림길 이정표

 

세 번째 갈림길. 유럽은 전쟁터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1914년부터 4년동안 계속된 제1차 세계대전은 천만명이 죽고 이천만명이 부상을 당한 큰 전쟁이었습니다.

 

1차 세계대전 때 사용했던 참호라고 마르코가 말합니다.

 

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독일, 이탈리아와 함께 삼국동맹을 맺고 있었습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전쟁에 휩싸였으니 이탈리아는 두 나라를 도와야 했지만 중립을 지켰습니다.

 

영국이 워낙 강대국이었고,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과는 영토문제로 사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친퀘토리가 보이는 군요. 친궤는(다섯)토리는(봉우리)를 뜻합니다.

 

이것을 알고 있던 영국은 이탈리아를 런던조약을 통해 회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하면 트렌티노, 트리에스테, 이스트리아 지역을 이탈리아에 귀속시켜 주겠다고 약정을 한 것입니다.

 

이에 이탈리아는 영국과 프랑스 등 연합군에 합류 오스트리아군과 대치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전쟁은 연합군의 승리로 끝나고

 

친퀘토리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신 장선생님, 한 때 산부인과의사였으나 지금은 여행가로 변신 하신 분이십니다.

 

약정한 대로 돌로미티가 포함된 트렌티노와 트리에스테 지역은 이탈리아로 귀속되었습니다. 하지만 전쟁에서 죽은 이탈리아 병사는 37만 8천명, 부상자는 94만 6천명이나 되었습니다. 라가주오이 정상에 새겨진 십자가상은 1차 세계대전 때 목숨을 잃은 군인들의 영령을 위로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터널에서 본 친퀘토리

 

갈림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갈림길 이정표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내려오니 양떼들이 풀을 뜯고 있는 평화로운 마을이 나타납니다.

 

이탈리아의 목동과 그의 충직한 충견, 사람좋은 목동은 흔쾌히 사진 촬영을 허락합니다.

 

마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48번 도로를 가로질러 다시 숲속으로 향합니다.

 

뒤따라 올라오는 이탈리아 가족팀들, 모두들 커다란 배낭을 짊어졌더군요.

 

야생화 만발한 꽃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친퀘토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자세히 보니 케이블카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발품을 팔아 오른 친퀘토리가 더 감동적이겠지요.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던 이탈리아 가족팀이 점심을 먹는지 앉아서 쉬고 있더군요.

 

친퀘토리로 가는 길은 야생화 천국입니다. 많은 야생화 중에 눈에 띄는 아이는

 

바로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나리입니다. 하지만 그 생김새가 조금 다릅니다. 아 그리고 보니 이곳 돌로미테에도 벌노랑이가 많이 보이더군요. 벌노랑이는 한국의 벌노랑이와 똑 같이 생겼더군요.

 

다 올라왔습니다.

 

야생화 꽃길을 걸어

 

스코토리산장(Rifugio Scoiattoli)으로 들어갑니다.

 

스코토리산장에서는 와이파이가 터져 카톡으로 전송도 하며 이탈리아에서 제일 맛있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맥주는 어젯밤 캐리어를 되찾은 김흥구님이 쏘신 맥주입니다. 7월 23일 알 이탈리아기에서 분실했던 캐리어를 4일 만에 되찾은 것입니다.

 

식후 경, 스코토리산장을 찍는다고 찍었는데 한 외국여인이 고개를 돌려 좀 민망했습니다.

 

구름에 싸여 보였다가 사라졌다가를 반복했던 친퀘토리로 향합니다. 붉은색 옷을 입은 외국여인은 나를 보더니 미소를 짓더군요.

 

친퀘토리에서 뒤돌아본 스코토리산장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돕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바위틈으로 들어갑니다.

 

바위틈을 지나니

 

이런 곳으로 나오는데 카메라로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초원위에 새로운 산장이 보이는데

 

5토리산장(Rifugio 5 Torri) 입니다.

 

올려다본 친퀘토리

 

일본 남알프스가 야생화 천국이라고 하여 가려다가 이리로 급선회 했는데 이곳도 야생화 천국이더군요.

 

올려다본 스코토리산장과 친퀘토리

 

좋은 사람들, 김흥구님, 함석태님, 차염진님

 

내리막길이 이어집니다.

 

제법 고도를 떨어뜨리는데

 

어제 라가주오이 하강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다는 윤현님 말씀입니다. 크게 하강했다가 다시 치고 올라야 했던 라가주오이 직등이었다고

 

다시 평탄한 길로 연결되고

 

왼쪽으로는 코르티나담페초 마을이 내려다보입니다.

 

진행방향

 

뒤돌아본 친퀘토리

 

뾰족한 첨봉 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거대한 장벽처럼 생긴 산입니다.

 

사람이 있는 풍경이 없는 것 보다 더 아름답지 않습니까?

 

커다란 바위가 보이는 언덕배기로 올라갑니다.

 

언덕배기에서

 

커다란 바위 아래서 박호철님, 김제자, 차염진님

 

뾰족한 첨봉은 크로다 다 라고(Croda da Lago) 장벽은 포르민(Formin)] 입니다.

 

산모퉁이를 돌면

 

너덜지대가 나오고

 

곧 파소자우(Passo Giau)가 나타납니다.

 

표고 2,236m의 파소자우는 우리나라 한계령 같은 곳처럼 보입니다. 여기까지 차를 몰고 와 경치구경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야생화 화원에서 바라본 파소자우(Passo Giau)와 구셀라(Ra Gusela 2,595m)

 

석양에 물드는 Formin

 

마르코 베르가모 'MARCO BERGAMO' 한국나이 33세로 우리 아들과 동갑이더군요. 원래는 락클라이머인데 아르바이트로 가이드를 하는데 내가 볼 땐 가이드 보다는 모델을 했으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이 잘 생긴 미남이었습니다. 그런데 '마르코' 라는 이름은 이탈리아에서 참 흔한 이름이더군요.

 

 

박호철님이 쏘신 파소자우산장의 흑맥주

 

 

그 흑맥주를 마시며, 맛이 정말 좋았습니다.

 

묵었던 파소자우산장의 107호실

 

파소자우산장의 석식자리에서, 주문을 받으러 온 여인에게게 초상화의 여인이 이집 주인마님이냐고 물으니 아니랍니다. 이집 주인마님의 어머니랍니다. 이미 고인이 되신..

 

이집 주인마님과 함석태님, 두 분 좀 닮지 않았나요? 이집 주인마님이 함석태님 보다 세살 누님(68세)였습니다. 액자에 보이는 여자 아기가 바로 주인마님이었습니다.

 

박호철님이 쏘신 흑맥주 한 잔씩을 마시고 한참을 쉬었다가 숙소에 들어가니 따뜻한 물도 잘 나오고 시설이 너무 좋습니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아내랑 함께 올 걸 하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17시 30분. 비가 내리고 있는 파소자우산장에서..

 

 

 

 

이탈리아 돌로미테 Alta Via No.1

트레킹 Day6 을 마무리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