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3) 2013.11.10 (5시간 13분) [전북 완주]
정수사~정수골~관음봉~만덕산~불당골~정수사
찬바람 부는 날 (淸明)
지난 주왕산 산행시 모셔온 장모님과 아내의 생일(11월 12일) 참석차 월차 휴가를 내고 온 딸이 來통영한데다 천기마저 하수상하여 이번 주는 (산행을) 한 주 쉴까 하다가 지리산 도투마리골에 급뽐뿌질이 와 황급히 원호님께 함께 하기를 청하였으나 이번 주에도 선약이 있어 (대간산행) 결국 안전빵에다 언젠가는 가야할 미답지 완주 만덕산으로 나 홀로 산행에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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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40-기상 05:33-통영 출발 07:00-진안IC 07:52-정수사 도착 08:05~13:18-산행 14:07-소양IC 15:40-통영 도착
포항-익산간 고속도로에서 본 마이산
6시에 알람을 맞췄지만 4시 40분에 잠에서 깨어나 곤히 자는 애꿎은 아내를 깨워 처음 계획(휴게소 식사)과 달리 아내가 해주는 콩나물국으로 든든히 아침을 먹고 5시 33분에 어둠에 싸인 통영을 벗어나 안개에 싸인 통영-대전 고속도로를 달려 포항-익산간 고속도로로 진입합니다. 장수-익산간 고속도로인줄 알았는데, 포항-익산간 고속도로로 그 이름이 바뀌었네요.
하지만 소양IC로 빠지는 것이 더 빠릅니다. (나중에 귀가시는 소양IC로 인도함)
부귀면-소양면-상관면 순으로 이동합니다.
점치에서 내려와 상관면으로 들어서니 제일 먼저 하늘 높이 치솟은 포항-익산간 높은 고가도로가 눈길을 끌고 곧이어 펼쳐지는아름다운 전원풍경에 차를 멈추지 않을 수 없고 잠시 후 호수 처럼 너른 상관저수지를 지나니 곧 두 갈래 길이 나타나는데..
산행채비를 마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08:05> 아침 공양을 짓는지 정수사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건너편 산릉에는 관음봉이 우뚝합니다.
가볍게 목례를 드리면서 "등산객입니다." (구경 좀 합니다) 하니 "어젯밤 바람이 많이 불더니 은행잎이 다 떨어졌네요." 하십니다. 빈말인지는 몰라도 '아침식사를 하지 않았으면 드시고 가시라" 라고 하신 지난번 화순 용암사 보살님의 친절한 말씀과는 다소 비교되는 마치 화두처럼 들리는 말씀을 뒤로하고 정수사를 빠져 나옵니다.
(만덕암에는 코란도 승합차가 보이는데 아마도 스님의 자가용인 듯) 만덕암을 지나 오름길에서 바라보는 관음봉의 울긋불긋한 산색이 아름답고
사진에 클릭! 하면 원판 나옵니다.
(그래야 빽하지 않고 관음봉을 오르기 때문이죠.)
잠시 후 등로에는 어젯밤 바람에 떨어진 신선한 은행으로 가득합니다.
목덜미를 서늘하게 만드는 찬바람 부는 산길에는 단풍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으니 갑자기 "이 멀리까지 와서 (혼자서) 대체 뭐하는 짓이고" 하는 회의감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니 "나도 이제 산꾼이 다 되었구나" 하는 생뚱맞은 생각도 들고
이름 모를 빨간 열매는 찬바람에 파르르 떨고 있고 마지막 불꽃을 피우는 단풍은 위로의 눈길을 보내고
안전한 우측 통나무를 듬성듬성하게 이어 놓은 계단 길을 올라가니
땀이나 벗었던 오바트라우저를 다시 꺼내 입고
능선의 오른쪽으로 저수지가 보이고 높은 산들이 보이는데 나뭇가지에 가렸지만 분명히 성수산 팔공산 라인 같지만 확실성이 없어 아리송하고 5분 후 플라스틱 의자 6개와 이정표(해발 6250m)가 서 있는 제5쉼터 무명봉에 닿습니다.
관음봉 초입에는 쇠사슬이 보이고 그리 힘들이지 않고 관음봉에 오르니
정수사, 희천 김씨 재실, 만덕암이 훤히 내려다보이고 단풍이 사라져 허탈했던 회의감은 온데 간데 사라지고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황홀한 조망에 감탄사가 절로 나고 단풍이 다 떨어지고 없는 줄 알았는데 산정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가을은 아직도 떠나지 않고 머물고 있음을 알 수 있고
그 외 다른 산군은 가방끈도 짧고 너무 멀어 동정을 할 수 없군요.
아까 초입 삼거리 안내판에서 좌측 길로 가면 올라오는 길
만덕산에서 계속 남진하는 호남정맥은 슬치재~경각산~오봉산~추월산~내장산~백암산으로 이어지고 (붉은 역삼각형은 전주의 모산인 모악산)
무릎 부담으로 가벼운 할배렌즈(탐론 28-300)를 가져 온 것이 약간 후회스럽고 이 좋은 산에 혼자 독채 전세를 낸 것까지는 좋지만 아내가 없으니 좀 허전하고
완주군 상관면과 소양면 그리고 진안군 성수면의 꼭지점이니 삼면봉인 셈이고
남봉에서 5분쯤 걸어오니 쓰러진 스텐 이정표와 삼각점이 진짜 만덕산 임을 알려주고 쓰러진 스텐 이정표에는 [만덕산 정상 표고 763.3m] [상달길 3.5km]라 적혀 있고 그런데 얼핏 육안으로 봐도 남봉 보다 낮아 보이는데 어이하여 정상이 되었는지?
발아래 보이는 바위가 미륵바위이니 미륵바위 아래에 미륵사가 있을 것이고
암봉의 우측으로 우회하여 슬슬동풍길을 신나게 내려가는데 이상하게 길이 동쪽으로 떨어져 알바임을 인식하고 신속하게 빽을 하니..
아니나 다를까! 리본이 매달린 갈림길이 보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앞만 보고 달리면 알바하기 십상입니다. 그 이유는 좌측은 능선 같지 않고 사면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이렇게 우측으로 암봉이 보여야 합니다.
저 라인을 모조리 다 걸었고 보이지 않은 운암산, 장군봉, 쎄레봉, 불명산, 천등산, 대둔산 까지 걸었으니 이쯤되면 제법 산깨나 탄 셈이 아닌가!
이 암봉은 하산시 계속 따라다니며 격려를 보냅니다.
암봉에서 직접 능선으로 내려가는 길은 없고 암봉의 좌측으로 계곡으로 떨어지는 급경사 길이 보입니다. 산길불확실이라고 지도에 적혀 있지만 리본이 매달려 있어 그리 어렵지 않게 하산할 수 있지만 산객의 발걸음이 드문지 매우 투박한 등로가 이어집니다.
등로가 투박하니 늦은 시각에는 하산하지 마시길
오른쪽 감나무 쪽이 길
빨간 화초는 참빗나무
산행소감
아내도 없고 산친구도 없고 홀로 쓸쓸히 목덜미를 서늘케 하는 찬바람을 맞으며 단풍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삭막한된비알 오름길에서는 잠시 회의도 느꼈지만
관음봉에서 바라보는 황홀한 조망에 모든 불만은 사라지고 무주공산에서 자연과 더불어 호흡하며, 보며, 느끼며 오랜만에 홀로의 고독함과 자유를 동시에 만끽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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