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산 산행기

남해 망운산▲

통영사람 이수영 2024. 6. 10. 19:22

[541]

 

■ 날짜: 2024.6.9 (일)

■ 동행자: 나와 아내

■ 산있는 곳: 慶南 南海郡 西面

■ 산행시간: 11시 24분~17시 14분 (5시간 50분)

■ 날씨: 흐린 후 맑음 (시계는 보통)

■ 기온: 19도~26도

 

금일 트랭글 궤적 

 

■ 최저고도-99m

■ 최고고도-787m

■ 누적고도-818m

■ 소모열량-1112kcal

■ 총거리-8.28km

 

국제신문 지도  - 서상교 → 가물랑산 → 물야산 → 학석봉 → 용두봉 → 상봉 → 망운산 → 화방사

 

망운산[望雲] 786m →위치 : 경남 남해군 서면

높이 786m이다. 남해군 서면 연죽리에 위치하며 주 능선이 남북으로 길게 이어지며 남해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동쪽은 남해읍, 북쪽은 고현면과 경계를 이룬다. 망운산(望雲山)은 구름을 바라본다는 의미를 가진 이름인데 주변 일대 운해(雲海)가 자주 형성되기 때문이다. 운해가 자주 발생하는 시기에는 사진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정상에는 송신철탑이 있으며 노구리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콘크리트 포장 도로가 있기 때문에 자동차로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망운산은 남해군 서쪽에 자리하며 남해 일대의 경관을 조망할 수 있다. 정상에서 북쪽자락으로 화방사가 있고 남쪽으로는 용두봉(709m)과 학성봉(615m), 물야산(411.8m)으로 이어진다. 정상에서는 한려수도 일대가 한눈에 조망되며 북쪽 방면으로는 지리산 천왕봉
과 노고단, 반야봉 등이 조망된다.

 

산행기

 

오늘의 산행지는 남해 망운산이다. 이곳을 산행지로 정한 까닭은 우연히 본 국제신문 지도 때문이다. 국제신문 지도에는 21년 전인 2003년 6월 8일 우리 부부가 산행했던 코스를 그대로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21년 전에는 이런 훌륭한 지도가 없는 시절이었지만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화방사에서 출발하여 반대로 서상마을로 내려왔었다) 21년 전에 딱 한 번 탔던 남해 망운산을 이번에는 반대로 치고 올라가려는 것이다. 아침을 집에서 먹고 시내에 나가 충무 김밥 2인분을 사서 9시 28분. 통영을 출발한다. (날씨 무척 흐림)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시간적으로 빠르지만 국도를 이용하여 고성읍~사천시~삼천포대교~창선도~남해 서면으로 이동하였는데 고성~사천 구간 국도 도로 사정이 나빠 남해군 서면 스포츠파크에 차를 주차하니 11시 3분이다. (1시간 35분 소요)

 

산행 채비를 갖추고 들머리로 향하는데 어디가 들머리인지 헛갈려 (자칫 엉뚱한 방향으로 가기 십상임) 잠시 헤매고 있는데 마침 택시 한 대가 나타나 손을 들고 들머리를 물어보니 택시 기사님께서 들머리를 설명하시더니 대뜸 차에 타라고 한다. (처음에는 망설이다가 권하는 장사 밑지는 것이 없다고 택시를 타고 들머리를 향해 올라가는데) 맙소사! 차가 산으로 올라간다. 이러다가 산도 못 타고 택시 타고 산행을 끝마칠까 두려운데 어느 지점에 오자 택시가 멈추는데 이곳이 바로 정확한 들머리였다. 이 기사님 아니었다면 스포츠파크에서 이곳까지 물어 물어 올라왔으면 최소 30분은 걸렸을 법 했다. (택시비도 5,000원 밖에 안 받으셨다) 택시 타고 오면서 걱정이 되어 산을 타야 하는데... 라는 내 말을 듣고는 기사님 왈' "이곳에서 타도 6시간은 족히 걸릴 겁니다." 하신다.

 

김해 김씨 삼현파 서상산소에서 사실상 산길이 열린다. (알고 보니 이 기사님도 산꾼이셨다. 본인이 타 봤기에 이곳으로 인도한 것이다. 다른 기사님을 만났다면 이곳을 찾아 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어젯밤 꿈에 느닷없이 대구 시장 홍준표씨 꿈을 꾸었는데 이 꿈이 길몽이었던 모양이다. 암튼 이곳에서 기사님 전화번호 010-9557-2005를 받고 나중에 연락드리겠노라며 헤어지고 이곳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트랭글을 이곳까지 이어왔더니 택시 이동이라 그런지 트랭글이 알아서 취소가 되어 다시 트랭글 앱을 이곳에서부터 작동시킨다.

 

김해 김씨 삼현파 서상산소의 우측으로 보이는 이정표다. 그러나 아무도 안 다녔는지 풀이 길어 길을 잘 찾아야 한다. 국제신문 근교산 산행팀이 왔던 날을 보니 2011년 4월 7일이었다. 그러니 이미 13년 전이다. 김해 김씨 서상산소는 만든지 10년 남짓하다고 택시 기사님이 말씀하셨으니 당시에는 이 산소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국제신문 산행지도를 보면 갈림길이라 적힌 곳이 바로 이곳이다. (국제신문 기사 내용을 읽어보니 서상교에서 20분 정도 올라오면 통정대부 김해 김씨묘 앞 이정표에서 임도를 버리고 본격적으로 산행로를 따른다고 적혀있는 것으로 봐서는 당시는 통정대부 김해 김씨 묘 만이 있었던 자리다)

 

잠시 엉뚱한 곳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 제대로된 산길을 따라 올라가고 있다. (사진에서 보듯 풀이 길어 길을 덮었다. 어제 내린 비로 풀잎이 젖어 금방 바지가 젖는다. 초반 부터 고전 중이다.)

 

김해 김씨 서상산소에서 약 13분쯤 치고 오르니 창원 제일산악회에서 붙여 놓은 표식판이 있는 가물랑산이다. 이곳에 오니 돌무더기 안에 자연석으로 만든 작은 비석이 있다. 일종의 민간 신앙터로 보인다.

 

가물랑산 지나 안구 정화가 절로 되는 내림길 모습이다. 잠시 후 얼마 전 만들었는지 흙으로 된 임도와 맞닥뜨리고 임도를 건너 다시 산길로 접어들어 가파른 오르막을 치고 올라간다. 

 

가파른 오르막길 산길에 쓰러져 있는 망운산 1-3 표지목, 이곳에서 20분 정도 땀을 뻘뻘 훌리며 올라가니 

 

오른쪽이 확 트이는 전망대다. 발아래로 서상항과 남해스포츠파크(주차한 곳)와 멀리 돌산도 금오산 광양만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특히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배들의 모습은 참 평화롭고 아름답다.

 

전망대 풍경

 

전망대 지나 망운산 1-4 표지석의 모습이다. 이제는 길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이곳을 지나면 곧 벼락바위를 끼고 있는 물야산이다.

 

벼락바위 오름길

 

물야산 벼락바위 위에서 바라본 조망이다. 서상항과 예계마을이 내려다 보이고 광양만 바다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특히 여기서 예계마을은 21년 전 우리가 산행을 모두 마치고 이곳에서 보았던 잊지못할 석양이 펼쳐졌던 장소이다.

 

『郭氏 집성촌인 이곳 예계마을에서 맞이한 석양은... 붉게 물들인 바다에 금빛 가루를 뿌려 놓은 듯 아름다웠고 .. 남해별곡(음식점)에서의 둘 만의 시간은 노을진 바다를 바라보며 기울이는 한 잔의 맥주와 더불어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나의 8번째 망운산 산행기에서 발췌- 오늘 이 코스를 다시 산행하는 것은 바로 그날의 아름다운 추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날도 분명 이곳에서 여기를 바라보았을 것인데 21년이 지나니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고 오직 하나 석양만이 어렴풋이 생각난다. (그땐 글산행기였기에 사진이 없기 때문)

 

물야산 벼락바위 위에서 여수 영취산(10시 방향의 산) 과 여천공업단지의 모습을 줌으로 당겨 보았다.

 

반대로 여수 영취산 오름길에서 바라본 남해 망운산 2003년 4월 1일 창고 사진이다.

 

물야산 벼락바위에서 보따리를 풀었다. (충무김밥과 뜨거운 커피로 중화참을 먹음.) 국제신문에서 말하기를 만약 이곳에서 도시락을 먹게 된다면 별 다섯 개 짜리의 특급 호텔의 테라스 딸린 최고급 레스토랑도 우습게 여겨질 것이라 했다. 그랬다. 이곳은 더없이 푸르고 광활한 다도해를 바라보며 중화참 먹기에 안성맞춤의 장소 임에 틀림이 없다.

 

위 사진에 산이름을 새겨 보았다. 이중 유명산은 설흘산과 응봉산이다. 2005년 12월 11일 바람이 몹시 부는 추운 날씨에 아내와 둘이서 올랐던 두 산이다. (산행을 마치고 월포해수욕장 입구에 위치한 '오페라하우스'라는 멋진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아내는 그날의 기억을 하고 있다.)

 

벼락바위를 지나 지척에 물야산 표식판이 보인다. 이런 허접한 표식판이나마 달려 있다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창원 제일산악회에게 감사)

 

물야산 내림길

 

다시 이어지는 오르막길에 피어 있는 '산딸나무'꽃

 

위 사진에서 아내가 위를 쳐다보았던 '산딸나무'꽃은 더욱 화려하다.

 

오름길의 '산오이풀'이다. 무심결에 지나칠 수도 있는데 데리고 왔다. 

 

지지난주 두미도 천황산에서 보았던 '개족도리풀' 잎이다.

 

오름길의 망운산1-5표지석

 

뒤따라 묵묵이 올라와 주는 아내가 오늘 따라 고맙다. 사실 오늘 날씨는 습도가 높아 지난주 지리산 천왕봉 타는 것 보다 더 힘든 느낌이다. (얼마나 땀을 많이 흘렀던지 팬티까지 홀딱 젖었다.)

 

오름길의 쥐똥나무꽃 (이름과 달리 좋은 향내가 전해져 온다.) 이곳에는 산딸기도 보여 아내가 몇 개 따먹기도 했다.

 

오름길의 금은화 (오늘은 금화와 은화가 동시에 피어있다)

 

물야산 지나 오름길은 무척이나 힘든 오름길이었지만 오름길에 피어있는 야생화들과 눈인사 나누고 데리고 오며 약 40분 정도 오르니 갑자기 주변이 탁트이는 곳으로 올라선다. 이곳이 일명 평치 또는 평고개라 불리는 곳이다. (해발 고도 610m) 이곳에서 가야할 북쪽 능선을 바라보니 아직도 가야할 산길이 까마득하다. 멀리 용두봉과 그 뒤로 KBS방송사 통신탑이 자리잡은 상봉이 보이고 서쪽으로는 점처럼 작게 보이는 선박들이 유유히 헤험치고 있는 광양만이 보인다.

 

망운산 1-6지점을 지난다. 이곳은 특히 고사리가 많아 눈길을 끈다. (처음부터 땄더라면 제법 땄을 것인데 다시 따기도 그래서 그냥 지나간다.)

 

평치 지나 학석봉 가는 길에서 바라본 납산~송등산~금산~괴음산 그리고 설흘산~응봉산 

 

위 사진에 산이름을 새겨 보았다. 남해하면 금산이 가장 유명하지만 정작 남해 사람들이 가장 아끼는 산은 납산~송등산~괴음산이라 한다. 이 세 산은 2004년 3월 21일 아내와 함께 탔었다. 납산, 송등산, 괴음산 세 산을 한꺼번에 묶어 호구산 군립공원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납산 송등산 괴음산을 연결하면 호랑이가 누워 있는 형상이라 하여 붙여진 것이라 한다. 이 세 산도 다시 한번 타고 싶다.

 

평치 지나 학석봉 가는 길에서 바라본 광양 제철소 (줌 촬영)

 

실제 모습

 

평치를 지나면 아기자기한 바위 능선을 타는데 칼로 자른 듯한 바위가 유독 많다. 암릉 끝부분 내리막 타기 직전에 또 하나의 전망대가 나오는데 일명 학석봉이다. (아무런 표식이 없어 무심결에 지나치기 일쑤다)

 

학석봉 내리막길에 피어있는 '까치수영'

 

잠시 후 갈림길이 나타난다. 왼쪽은 작장마을 하산길이고 가야할 길은 직진 오름길이다. 그런데 작장마을 하산길은 아무도 다니지 않는지 길이 잡풀로 덮여있어 길이 안 보인다. 곧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망운산 1-8표지판을 지난다.

 

그리고 이어지는 나무 계단길

 

묵묵히 뒤따라 오는 아내 (한 때는 나의 영원한 산친구였는데 지금은 그때 그때 다르다. 그래도 오늘은 함께해 주니 너무 좋다. 아무도 없는 이 고독한 산길을 나혼자 오른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썰렁할까!) 

 

용두봉 오름길 막바지

 

작장마을 갈림길에서 28분 정도 오르막길을 치고 올라오니 용두봉(709m) 이다. 

 

용두봉에서 바라본 상봉과 망운산의 모습은 아직도 갈길이 멀다는 것을 실감한다. 이 코스가 6시간 코스라는 기사님의 말씀이 허언이 아니었던 것이다. 실제로 21년 전 이 코스를 반대로 탔는데 6시간 걸렸다. 그날의 산행기를 읽어보니 이렇다.

 

KBS방송사 통신탑을 지나 조금 걸어가니 길을 막아 놓았는데 우리는 무시하고 통과했다. 하지만 그 길은 아무도 없는 고독한 능선길이다. 그 많던 등산객은 어느덧 개미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 이하 생략.. 오후 3시 55분 용두봉 정상이다. 여기까지 오는데도 길을 헤치고 왔는데 앞으로 갈길이 좀 걱정도 되는데.. 이하 생략.. 물야산을 지나고 가물랑산에 이르니 부락과 가까워 졌다. 이젠 좀 마음이 놓이는지 처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사실 여기까지 오는데의 산길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찾아야 했다.』 

 

상봉으로 치고 오르기 전에 참외 하나 깎아 먹고 오르자고 해서 그늘로 들어가 참외 하나를 정확하게 반 씩 나누어 먹었다. 이곳에서 상봉까지는 약 20분 정도 더 치고 올라야 한다.

 

뒤돌아본 용두봉이다. 이제는 고생 끝 행복시작이다.

 

이제 상봉이 지척이다. 고진감래라! 망개나무 열매가 마치 축하라도 하는 듯 주렁주렁 달려있다. 상봉은 옛날부터 남해 사람들이 상봉이라 부르며 망운산 최고봉으로 대접했지만 지금은 KBS방송사 통신탑이 있어 출입할 수 없다. 정자에서 콘크리트 임도를 따라 걷다가 헬기장에서 임도를 버리고 능선길로 향한다. (널따란 헬기장은 활공장으로도 사용되는 곳이다.)

 

헬기장에서 바라본 망운산 (현재 망운산 정상 대접을 받고 있는 해발 786m 봉은 꼭두봉이라 불리며 헬기장에서 약 30분쯤 걸린다.) 이제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아무도 없는 힐링의 산길을 유유자적하게 걷는다. 능선 길 왼쪽 사면은 철쭉군락지다. 봄 철쭉 시즌에 오면 환상의 산길이 펼쳐질 것이다.

 

위 사진 중간 지점 바위 위에서 본 납산~금산~송등산~괴음산

 

삼각대를 이용한 인증사진이다. 자주 찍으니 이제는 포즈도 자연스럽다.

 

좌측에 보이는 산이 관대봉(595m)이다. 저 산으로 오르면 원점회귀할 수도 있어 잠시 숙고하기도 했지만  21년 전 코스를 재 답사하는 것에 더 매력을 느꼈다.

 

연죽마을 갈림길과 관대봉 능선 갈림길을 잇따라 지난다. 

 

망운사 갈림길을 지나 살짝 오르막을 타면 곧 망운산 정상이다.

 

21년 전에는 남해산악회에서 1984년 8월 15일에 건립한 정상석과 진주 우정 산우회에서 2003년 2월 9일에 건립한 정상석 두 개가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없어졌고 2009년 5월 9일에 건립한 커다란 정상석이 보인다. (삼각대를 이용하여 인증사진을 찍음)

 

하산은 조망 안내판이 보이는 곳이다.

 

하산길 내림길의 '산골무꽃'이다. 마침 빛내림이 좋아 영롱 그 자체다. 아내도 보더니 너무 예쁘다며 탄복한다.

 

하산길 방향이다. 좌우에는 철쭉군락지가 보이고 중앙에 하동의 진산 금오산이 우뚝하고 그 아래에 노량대교가 보인다. 나중에 우리가 건너갈 다리다. (귀가시는 고속도로를 달렸기에) 그 뒤로는 멀리 지리산까지 보여야 하는데 애석하게도 오늘의 시계는 그것까지는 허락하지 않는다.

 

사방이 온통 철쭉 터널이지만 21년에도 그랬듯이 이미 꽃은 지고 없다.

 

철쭉 전망데크에 한 번 올라가 보는 아내 

 

철쭉 전망데크에서 내려다본 임도

 

철쭉 전망데크에서 바라본 사천시 각산과 와룡산 그리고 향로봉 등으로 이어지는 풍경 

 

데크 계단길을 내려오니 샘터가 보인다. 기억에는 없지만 산행기를 읽어보니 21년 전에도 있었던 샘터다. (세수도 하고 벌컥벌컥 물 한 바지를 단숨에 들이킨다. 21년 전 했던 것 처럼)

 

임도에서 화방사로 가는 길 (오동마을/화방사)

 

들어서니 이런 길인데 어둡고 길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하지만 잠시 후 길은 편안한 산길이 이어지는데 갑자기 폰이 울려 전화를 받으니 오전에 우리를 들머리까지 태워주신 기사님 전화다. 임도를 지나 화방사로 향해 내려간다고 하니 30분 정도 걸릴 것이라 한다. (실제는 무릎이 부실한 아내 바람에 40분 정도 걸림)

 

이곳에 오동마을 가는 길을 버리고 좌측 화방사로 향하는데 0.7k가 어찌 그리도 멀던지 장장 29분이나 걸렸다. (물론 아내의 느린 걸음 때문이기도 했지만)

 

이런 너덜길이 이어지는데 그리 험한 너덜길은 아니지만 무릎이 부실한 아내는 거북이 걸음으로 내려온다. 기사님 말씀에 의하면 옛길은 계곡으로 내려오는 길이었는데 상수도 보호 명목으로 길을 막아 이리로 내려오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화방사에 도착했다. 21년 전 자그마한 느낌의 화방사는 어찌된 영문인지 대찰로 변모했다. 나중에 기사님께 들은 이야기로는 효천스님이라는 분이 이렇게 절을 크게 키우신 것이라 한다. 하지만 보리암 상좌 스님이 아닌 고로 이 사찰에서 떠밀려 나갔다고 한다. 현재는 남해 설천에서 문수선원이라는 사찰에 계신다고 한다. 화방사에 도착한 후 기사님께 전화를 거니 화방사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곧 올라오겠다며 전화를 끊는다.

 

 

화방사(花芳寺)

망운사 자락에 있는 신라시대에 지은 사찰로 용문사, 보리암과 함께 남해군 3대 사찰 중 하나이다. 창건당시에는 연죽사라 불렀고, 임진왜란 때 승병들의 근거지로 쓰이다가 불에 타 없어진 것을 현 위치로 옮기면서 절 이름을 화방사라 하였다. 용문사, 보리암과 함께 남해군 3대 사찰 중 하나이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웅전과 응진전, 명부전, 칠성각, 일주문, 채진루 등이 있다. 이 중 대웅전과 마주보고 있는 채진루는 정면 5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건물로 경상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었다. 산내 암자로 망운암이 있다.

 

이 탑을 찍고 있는데 기사님이 올라오신다. 시상에! 이렇게 편할 수가! 

 

그래서 택시를 타고 우리 차가 있는 서상교 부근 스포츠파크로 향한다. 택시 안에서 몇 마디 대화가 오가고 기사님의 연세를 물어보니 57년 생이다. 내가 55년 생이라 하니 뜻밖에도 "그럴것 같았습니다." 하신다. 내 나이 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고 해야 정상인데 이럴 수가! 이제 나도 제 나이가 들어 보이는 모양이다. (ㅠㅠ) 택시비 2만원을 지불하고 서상교로(정확히는 서상2교임) 돌아오니 기사님께 절로 고개가 숙여 진다. 정말 오늘 이 기사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과연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까? 이상하게도 남해만 오면 귀인들을 만나는 것이 한 두번이 아니다.

 

남해 스포츠파크에서 바라본 금일 산행 코스인 가물랑산~물야산~학석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스포츠파크는 휴업 중인지 주차장은 텅텅 비어있고 우보천리라는 식당도 문이 닫혀있다. 차를 몰고 국제신문 추천 맛집인 장항동횟집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차로 5분 거리) 장항동횟집의 메뉴는 다양하나 국제신문에서 추천한 물회를 시켰다. (1인 분 15,000원) 물회에 밥 대신에 냉면 사리가 나오는데 더위를 마신 오늘의 산행 뒤풀이로는 안성맞춤의 음식이었다. 시원한 맥주 한 잔과 먹는 물회 맛은 일품이다. 특히 이 집은 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어찌나 시원하던지 한기를 느낄 정도다. 21년 전 아무 것도 모른 채 무작정 치고 내려 왔던 거친 산행길을 21년이 지난 오늘 국제신문 덕분에 다시 하게 되어 참으로 감개무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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